달빛산책012 2012. 10. 17. 12:30

 

 

 

 

 

 


 







빈 집 - 기 형도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