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팔로스(Cephalus)는 아름다운 젊은이였고 사냥을 좋아했다. 그는 프로크리스(Procris)라는 어여쁜 아내와 결혼하였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아내는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총애를 받았고 아르테미스는 그녀에게 지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개 한 마리와 표적을 틀림없이 맞히는 투창을 선물 하였다. 아내는 이 두가지 선물을 남편인 케팔로스에게 주었다.
케팔로스는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서 숲과 언덕을 헤매었다. 사냥에 지치거나 더위에 갈증이 나면 찬 시냇물이 흐르는 강 가의 나무 그늘을 찾아 풀 위에 누워 옷을 벗고 서늘한 바람을 즐겼다.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 와서 내 가슴에 부채질을 해다오. 오라, 나를 불태우는 이 열기를 식혀 다오."
어느날 누군가가 지나가다 케팔로스가 이와같이 미풍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어리석게도 어떤 처녀와 이야기하는 줄 알고 아내 프로크리스에게 가서 전했다.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전해 들은 프로크리스는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음날 케팔로스의 뒤를 추적하였다. 예기치않은 질투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케팔로스는 사냥하다 지치면 늘 하던 버릇데로 풀 위에 몸을 눕히고 말하였다.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너도 잘 알지. 네가 있기 때문에 숲도, 나의 외로운 산보도 항상 즐겁단다."
케팔로스는 문득 숲속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들짐승이 아닌가 하여 소리나는 곳으로 창을 던졌다.외마디 비명이 들려오자 표적을 정확히 맞혔음을 알았다. 케팔로스가 그 장소로 달려가 보니 그 곳에는 사랑하는 아내 프로크리스가 피를 흘리면서 누워 있었다.
"오! 정신차려요. 프로크리스. 나를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제발, 나의 가엾은 신세." 케팔로스가 부르짖자 그녀는 살며시 눈을 뜨며 가까스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여보, 당신이 나를 사랑하였다면 그리고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었다면 제발 나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세요. 그 얄미운 미풍하고는 결혼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