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는 이야기 -♧/음악 이야기
Yesterday Once More - Carpenters
달빛산책012
2012. 10. 16. 16:30
Carpenters의 Yesterday once More를 들을때면
깊은 추억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4학년때의 이야기입니다.
친구 한 명과 아는 형, 그리고 그 형의 동생, 이렇게 넷이서 처음으로 명동의 신세계 백화점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은 당시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으로서 역사도 유구하고 또 가장 번성한 백화점 이었습니다. 서울에 백화점이라고 해봐야 종로의 화신 백화점이 있었고 명동에는 코스모스 백화점이 있을 때라 신세계 백화점은 너무도 멋있는 첨단 패션과 상품, 그리고 각종 신기한 볼거리를 엿볼수 있는, 서울의 유일한 백화점이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간 형은 6학년이었고 그 형의 동생은 3학년, 우리는 다 고만고만한 또래로서 그때 동네에서 제법 먼 그곳까지 어떻게 용기를 내서 갈수 있게 되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기억이 남아 있지않습니다. 그때까지 멀리 가본 기억이라고 해봐야 살던 곳인 신설동에서 코 앞인 동대문 전차역 부근과 반대쪽인 답십리 정도.

우리는 백화점을 꼭대기 층부터 지하까지 샅샅히 살펴보며 신나게 떠들고 웃으며 돌아다녔습니다. 처음보는 새로운 세계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아! 이런 곳도 있었구나. 나는 내 앞에 펼쳐진, 이전까지와는 너무 색다른 광경에 때론 감탄했고 때론 탄식했습니다. 아무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지하층을 둘러보던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오랜 시간이 흘러 짐짓 퇴색되어 버린듯한 기억이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둥그런 원형 유리 박스 아래로 수많은 싱글 LP판이 놓여있는, 기계에 코인을 넣고 곡목을 선택하면 당시 유행하던 팝송을 들을 수 있던 쥬크박스.
나는 기계 자체도 신기했지만 처음 들어보는 팝송의 감미로운 선율이 그렇게도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제법 많은 곡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돈을 넣지않아도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틀어주니 우리는 옆에만 있어도 공짜 음악을 계속 들을 수가 있었지요.
그때 흘러 나오던 Carpenters의 노래.
에브리 샬랄랄라 에브리 워워워워 션사인...
우린 처음 들어보는 경쾌한 노래의 영어 발음이 너무도 신기해서, 옆에 달라붙은채 신나게 후렴구를 따라 불렀습니다. 물론 엉터리 가사였지만 지금도 뚜렷히 기억나는 그때의 그 노래.
아마도 당시 Yesterday once More가 유행했었던 모양입니다. 여러 사람이 그 곡을 틀어주어 우리는 여러번 그 노래를 그곳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에브리 샬랄랄라 에브리 워워워워 션사인...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도 잊어버릴 수 없는 그 멜로디를 계속해서 흥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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