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지고 있는 데스칸소 가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s)은 라카냐다 플린트리지(La Canada Flintridge)라는 지역에 있다. 라카냐다 플린트리지는 랜초 라 카냐다(Rancho La Canada)와 플린트 리지(Flint Ridge)라는 두 지역이 통합된 후 한 도시로 승격된 것이다. 카냐다(canada)는 계곡이나 협곡(canyon)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한다. 20에이커의 광대한 지역에 4만여 그루가 있는 동백꽃 단지는 그야말로 형형색색 화려하기 그지없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유명한 시인 이생진은 자신의 시에서 동백꽃을 이렇게 노래했다.
나뭇잎은 시달려야 윤이 난다
비 바람 눈 안개 파도 우박 서리 햇볕
그중에 제일 성가시게 구는 것은 바람
그러나 동백꽃 나무는
그렇게 시달려야 고독이 풀린다
이파리에 윤기 도는 살찐 빛은
바람이 만져 준 자국이다
동백꽃은 그래서 아름답다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 동백꽃은
혼자서 희희낙락하다
시달리며 살아남은 것들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 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
그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도 동백꽃을 불을 피운다고 묘사했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동백꽃은 선연한 핏빛의 색이 아주 강렬하다. 또한, 가지마다 한 송이씩 피었다가 꽃송이째 툭툭 떨어지는 특징도 있다고 한다. 꽃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데스칸소 가든의 동백꽃은 화창한 봄 날씨와 함께 어느덧 저물어 간다. 그렇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고 이제 스러지는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은 지난겨울에 피어나고 유지했던 꽃의 강한 생명력을 진하게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동백꽃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여수시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늦겨울에 개화하여 오랫동안 지속하는 생명력으로 끈기와 굳센 의지를 상징한다. 여수시는 동백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여수의 오동도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자취와 숨결이 남아있기도 하다. 여수시는 올해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란 주제로 ‘2012 세계박람회’를 곧 개최할 예정이다.
주소: 1418 Descanso Drive
La Canada Flintridge, CA 91011
안내 번호: (818) 949-4290
(음원제공 YouTube : Kansas - Dust In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