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줄리안 사과마을은 노랗게 물들고 있다
15번 남쪽으로 샌디에고(San Diego)를 향해서 내려가다 보면 줄리안(Julian)이라는 유명한 사과마을이 나온다.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이곳은 꽤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15번 Fwy에서 내려 줄리안까지 가는 로컬 도로는 주변 경관도 좋고 또 한적하다.
그러나 이 도로는 곡선주행을 즐기는 이른바 바이크 족들의 천국이다.
남가주 많은 지역이 사막 기후라 대부분 잎이 넓은 활엽수보다는 잎이 가시로 변한 선인장 종류나 아니면 잎이 좁은 나무들이 많이 자란다. 하지만 이곳에선 산길을 따라 오르며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을 살펴보다 보면 나름 운전하는 재미도 있다.
산길이라 구불구불한 경사진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지만, 고도가 높아지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도로는 평탄하기만 하다.
원래 이곳은 1800년대 후반 무렵에 골드러시로 유명했던 곳이다.
줄리안까지 가는 동안 여러 마을을 지나치는데 지금은 비록 예전의 흔적이 많이 사라지고 새로운 현대식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과거의 모습들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 여행 같은 테마여행을 통해서 금광 등을 살펴보는 투어도 있다고 한다. 주 정부나 시 정부에서는 사적보호를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여러 지역을 사적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고 주민이나 환경보호론자들도 이곳의 환경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예전에는 커다란 레몬농장 등이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몇 군데 보이지 않는다.
도로 주변으로 소나 말 목장 그리고 양을 키우는 곳이 많이 눈에 띈다.
로컬 도로로 들어서자 널따란 샌디에고 사파리 동물원이 나오고 옆에는 선인장밭이 있다.
보기에도 광대한 라임 농장에서는 라임이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다.
78번 도로가 거의 끝나가는 해발 4,000피트까지 올라가서야 줄리안 마을이 나왔다.
마을은 그리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오래된 목조 건물들이 옛 모습 그대로 유지된 곳이 많다.
이곳은 맛좋은 애플파이로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마을 입구에 박물관이 있고 마을 중앙으로 올라오면 사진에서 보듯 사람들을 태우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주는 마차가 대기하고 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박물관이 쉬는 날이라서 구경하지 못했다.
이곳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애플파이 레스토랑이다.
맛도 일품이고 분위기도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지금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종업원이 오븐에서 잘 구워진 파이를 꺼내서 포장하는 손길이 바쁘다.
파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곳만의 특색이 있어서 한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기만 하다.
이 식당도 마을에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오래된 역사와 명성만큼이나 맛도 좋다고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인다.
가게로 직접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주문하고 픽업할 수 있어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이다.
빨간색 창틀과 빨간 문이 밖에 세워져 있는 인형들과 조화를 이루며
동화 속 모습으로 차려져 손님들을 맞고 있는 가게이다.
주변 경관과 어울려 무척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전시된 옷과 액세서리가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가게다.
알록달록한 색채가 단풍 지고 있는 가을의 정취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마을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농장의 사과나무에도 이미 노랗게 물이 들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노란 아스펜의 물결이 시선을 사로잡고 펼쳐진 하늘은 맑고 푸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확실히 대도시보다 시골 마을에서의 인심이 후하고 넉넉함을 느낀다.
마을 사람들은 순박하기만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다.
지금은 이미 늦었지만 매년 초가을에는 농장에서 직접 사과도 딸 수 있다.
하루 시간을 내서 가족끼리 샌디에고도 둘러보고 이곳도 한 번 찾아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 경관 좋은 곳에서 도시의 찌든 때를 걷어내고 이곳의 맑은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면 새로운 의욕도 불끈 솟을 것만 같다.
가는 길: 15 S (LA에서 약 120마일) - 78 E(로컬 Ramona, Julian 방향)
로컬에서는 사인 판만 쭉 따라가면 된다. 약 41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