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는 이야기 -♧/역사와 예술

비가 오는 산타 모니카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은

달빛산책012 2012. 12. 17. 16:23

 

 

허리춤에 매달은 허리 잘록한 조롱박 모양의 가죽 부대에 가득 담긴 물이 길을 걸으면서 달랑달랑 흔들려 다리 아래로 흘러내리듯 흐린 하늘에서 찔끔찔끔 새어나온 비에 마른 땅이 젖는다.

 

모처럼 우산 쓰고 산타 모니카를 찾아가 보았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양지 녘에서는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롭고 정겨운 분위기가 마치 독한 술에 취기가 오르듯 양미간의 인당을 엄지로 세워 찌르고 서서히 가을비에 취한다.

 

아니 겨울비던가...  






 

산타 모니카라는 이름은 4대 교회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 모니카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히포의 모니카 축제일(feast day)에 스페인인들이 이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하늘로 곧게 뻗어 올라간 더벅머리 팜 트리 사이로 코발트 빛 하늘이 드넓게 펼쳐졌지만 구석진 하늘가엔 언뜻언뜻 물기를 머금은 검은 구름이 빠르게 가로질러 흐른다.   

 

 

가로누운 나무 등걸 잔디밭에는 비를 피해 숨어든 자유인이먹다 남은 빵부스러기로 비둘기를 불러모은다. 

 

 

산타 모니카 피어에도 음악과 함께 비는 흐른다.12월의 크리스마스!

 

예쁜 모자를 집어든 여심(女心)은 거울을 향하고...


 





 

 

바다를 등진 갈매기는 바람을 맞는다.

 

태평양을 건너온 바람은 산타 모니카를 다시 돌아 물밑으로 흐르고바다를 향해 던진 무심한 낚싯대는 바람도 없이 흔들림이 없다. 

  

 

 

 

 

 

 

 

 

 

 

 

 

바닷바람에 피부가 검어진 그러나 낭랑한 목소리의 맹인 가수의 노래는 듣는 이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자리하지만

 

뜨거운 연인에게는 다만 달콤한 연가(戀歌)일 뿐...   
 

 

 

 

 

 

 

 


 

비 오는 거리에도 때론 열정이 있다. 
.
.
사랑이 있다.
.
.
포옹이 있다.
.
.
환호와 웃음은 때론 비도 멈추게 한다.
 





2012년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12월도 이제 중순이다.

 

사랑이 온 세상에 흘러 각자의 마음에 뜨거운 기쁨으로 넘쳐나기를 기대한다.그러나...

 

 

 

 

 

그늘지고 구석진 곳에는 아직도 아픔과 시련이 있다.

 

모두 밝게 웃고 있는 마음속에 그들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애초에 없을지도 모른다.그렇지만 그들을 향한 손길은 거두어질 수 없으리.

 

 

 

비가 오는 산타 모니카에서는아직도 따뜻한 12월과 함께 평화와 기쁨과 사랑이 넘쳐남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모두 즐겁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