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촉도 (歸蜀道) / 서정주

2012. 10. 17. 12:30☆- 문학과 창작 -☆/아름다운 詩

귀촉도 (歸蜀道) /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 문학과 창작 -☆ > 아름다운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이 가면 / 박인환  (0) 2012.10.17
청산도(靑山道) / 박두진  (0) 2012.10.17
귀천 / 천상병  (0) 2012.10.17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 이외수  (0) 2012.10.17
꽃 / 김춘수  (0) 201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