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창작 -☆/소설이 걷다(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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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푸른 밤 6.
농사도 그렇지만 바다에서 자라는 해산물을 수확하는 일도 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원래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 자체가 달의 영향권 아래에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달의 인력에 의하여 주기적으로 바다 면의 높이가 높아졌다가 낮아졌다 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2012.11.07 -
제주의 푸른 밤 5.
모래사장 끄트머리에는 수직으로 절단된 높다란 절벽이 가로막는다. 가파른 절벽 길을 힘겹게 돌아나가면 하염없이 커다란 입을 바다로 향해 벌린 것처럼 커다란 동굴에서 연신 찬바람을 쏟아놓았다. 동굴 아래 빛이 꺾여진 모서리 바위에는 푸른 이끼가 끼어 있었다. 미끄러운 바닥을 ..
2012.11.04 -
제주의 푸른 밤 4.
튼실한 철제문에는 그냥 그게 어울린다고 강변하듯이 큼지막한 자물통이 가운데 떡하니 걸려있다. 자물통을 풀고 절대 열릴 것 같지 않은 철문을 힘겹게 제쳤다. 삐걱 쇳소리를 내며 열린 창고 안은 처음에 어두웠지만 벽 위로 달린 창틈에서 가녀린 달빛이 새어들었다. 덩그런 창고 안..
2012.10.30 -
제주의 푸른 밤 3.
우도에서의 생활은 단순했다. 어쩌면 너무 단순해서 한창 열정적인 감성을 지닌 20대 후반의 청년으로서는 무미건조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닷가에 있는 어촌계 창고로 나간다. 매일 달라지는 물때에 맞춰서 해녀들이 그날그날 가져온 해초류 물량을 확인하고 물을 ..
2012.10.21 -
제주의 푸른 밤 2.
우도의 하늘은 맑았다. 언제 비라도 왔었나 싶게 하늘은 바다를 품어 눈이 시리도록 푸른 코발트 빛이었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방파제 안쪽으로 검은색 해녀복을 입은 해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배에서 내리니 내리쬐는 햇살이 너무 눈부시게 강해서 저절로 한눈..
2012.10.21 -
제주의 푸른 밤 1.
선배는 그런 일부의 염려와 기대 속에도 전혀 아랑곳없이 공장을 꿋꿋하게 다녔다. 견습공 생활을 지나고 이제는 어느덧 업계에서도 인정해 주는 기술자로 성장해 있었다. 나중에 궁금해서 선배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도대체 학교를 그만두고 하필 구두 공장에 들어간 이유가 무엇이..
2012.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