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창작 -☆/아름다운 詩(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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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 이외수
달빛산책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 이외수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나지막히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
2012.10.17 -
꽃 / 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
2012.10.17 -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
2012.10.17 -
죄인이 되고 싶다 / 황대익
죄인이 되고 싶다 / 황대익 산딸기 익은 것이 어디 너의 속살뿐이랴 미안하지만 너를 따먹고 싶다 고독을 끌어안고 그늘진 세월을 살아온 날 시도 때도없이 그리움으로 익어간 바람난 너의 사랑에 입맞추고 싶다 나도 이계절에는 바람이 나서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돌다 너를 따먹고 죄..
2012.10.17 -
태초의 아침 - 윤동주
태초의 아침 - 윤동주 봄날 아침도 아니고 여름, 가을,겨울, 그런 날 아침도 아닌 아침에 빠알간 꽃이 피어났네, 햇빛이 프른데, 그 전날 밤에 그 전날 밤에 모든것이 마련되었네, 사랑은 뱀과 함께 독(毒)은 어린꽃과 함께.
2012.10.17 -
해질녘의 노래 / 나희덕
해질녘의 노래 | 나 희덕 아직 문을 닫지 말아요 반짝이는 햇빛이 조금 더 남아 있어요 새들에게는 못다 부른 노래가 시냇가에는 떠다니는 소나기 저뭇한 창밖을 봐요 이즈막 지치고 힘든 날이었지만 그대 젊은 날 순결했던 그 시간 잊을 수 없는 고귀한 기억은 아직 열려있을 여명의 언..
201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