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2. 07:00ㆍ♧- 사는 이야기 -♧/삶을 말하다
오래전에 한국에서 회자 되었던 루벤스의 작품 '노인과 여인(원제: Simon and Pero)' 사진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책을 읽던 중에 뛰어나왔다. 한동안 침묵 속에 회상해보니 그 작품은 상당히 큰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었다. 겉보기에는 외설적이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퍽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한 주책스런 노인이 커다란 젖가슴을 드러낸 여인과의 부도덕한 장면을 그린듯한 모습은 이성을 잃은 불륜의 현장을 잡고 있는 듯하였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부조리한 인간의 한 유형으로 비치고 있다. 그러나 노인은 젊은 여인의 아버지다. 커다란 젖가슴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있는 젊은 여인은 노인의 딸이다. 이 노인은 푸에르토리코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였다고 한다. 독재정권은 노인을 체포해 감옥에 넣고 노인에게 가장 잔인한 형벌을 내렸다. 바로 음식물 반입을 금지한 것이다. 노인은 감옥에서 서서히 굶어 죽어갔다. 어느 날 노인의 딸은 해산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무거운 몸으로 감옥을 찾았다. 이미 희망을 잃고 아버지의 임종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딸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버지를 바라보다 굳게 결심을 하였다.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아버지 앞에서 이제 무엇이 부끄러운가. 딸은 아버지를 위해 과감하게 가슴을 풀었다. 그리고 불은 젖을 아버지의 입에 물렸다.
'노인과 여인'은 부녀간의 사랑과 헌신과 그리고 애국심이 담긴 작품이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이 그림을 민족혼이 담긴 최고의 예술품으로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푸에르토리코 국립미술관에 당당히 걸려 있다.
한동안 한국에서는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고 사물의 본질을 바로 보자는 소재로 이 그림이 널리 알리어졌다. 이야기 속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본질을 알고 나면 감동을 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작품을 다시 감상하기 시작한다. 가끔 사람들은 제대로 본질을 파악하지도 않고 본인의 아집에 사로잡혀 비난의 화살부터 쏘아대는 우를 범한다. 그러나 진실을 알게 되면 시각이 달라진다. 교만과 아집, 그리고 편견을 버려야만 세상이 달리 보인다.
이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히 사랑이다. 부녀간의 사랑, 인간과 인간과의 사랑.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사랑은 그 어떤 세상의 구속과 편견과 오해와 질시 속에도 그것들을 과감히 뛰어넘어 보다 큰 원대한 인간의 화합과 조화를 이루어낸다. 그만큼 사랑은 위대한 것이다. 사랑은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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