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0. 14:00ㆍ♧- 사는 이야기 -♧/삶을 말하다
일본의 여류작가 야마사키 도요코의 소설 불모지대(不毛地帯)가 떠오른다. 한국에서는 1978년도에 출판하였다는데 나는 아마도 1983년도 무렵에 읽은 기억이 난다. 군대 징집영장을 받아들고 허전함과 왠지 모를 두려움에 젖어 매일 술에 쩔어서 살다 그나마 책이라도 한 권 읽어보자는 생각에 우연히 손에 잡은 것이 그 책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손에 잡은 책치고는 내용이 방대하면서도 매우 흥미진진하였고 여러모로 골똘히 생각해 볼 만한 우수한 책이었다. 덕분에 술 생각도 잊고 한동안 책에 푹 빠져 지냈었다.
줄거리는 세세하게 다 기억나지 않지만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주인공 이키 다다시가 육군 대본영의 작전참모로서 상부의 명을 받고 관동군의 철수를 위해서 만주로 향하였다. 그는 종전과 함께 전쟁포로로 시베리아로 끌려가 11년의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그 후 그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되고 일본의 상사맨으로서 새로운 사회생활을 하며 일본에서 종합상사를 새롭게 형성하고 또한, 종횡무진 세계를 누비는 그의 활약상을 그린다. 사실 종전 후 일본 종합상사의 조직은 구 일본군의 조직을 원용해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런 인물의 등장은 시대적으로 꼭 필요한 요소이었다.
최근에 다시 소설이 재출판되었고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아마도 소설 속의 실제 주인공인 세지마 류조가 2007년도에 95세로 별세하고 나서의 일일 것이다. 그는 일본 재계와 정계의 막후 실세로서 나카소네 내각의 브레인으로도 활동하였고 한국과도 많은 관련이 있다.
특히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양국을 오가며 막후조정을 하였고 당시 한국민의 반일감정이 드높았을 때 일왕의 과거사 사과문의 수위를 조절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외무성이 '유감이다.'라는 기존의 표현에서 더는 물러서지 않자 양국을 오가며 타협하여 결국 '통석의 염을 금할 길 없다.'라는 표현을 끌어내게 된 것이다. 물론 한국입장에서는 도대체 통석의 염이란 것이 무슨 뜻인지 실감이 나지도 않고 그 정도로 어물쩍 물러나려는 일본이 마땅치 않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친한파이기도 한 그의 노력이 가상하다고는 봐줄 수 있었다.
그는 얼마 전에 별세한 박태준 회장과도 매우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우정과 존경을 담고 지속적인 친교를 하였다고 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고 알려진 바로는 자신의 조국을 진정으로 사랑하였고 두 나라의 가교 역활을 묵묵히 그리고 충실히 수행하였으며 개인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재산도 별다르게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국적을 떠나서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서 시대적인 영향을 계산하지 않고 순수하게 개인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두 사람은 분명히 존경받을만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에 대한 비판도 있다. 구 일본 제국주의 시절의 고위급 육군 장교출신으로서 일본이 저지른 악행의 부분적 책임이 따르고 전후 일본과 국내 정재계에 막후실력자로서 깊숙이 관여한 일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 추궁당하여야 하고 또한, 시베리아 유형 시절의 역할이 과장, 왜곡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그는 불행한 시절에 태어난 불운아였지만 나름대로 소신과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 소설 속의 장면 중에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 그가 사랑하는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미국으로 와서 산타모니카 피어의 한 카페에서 그를 좋아하는 여인과 밤바다를 바라보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이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미국을 가게 되면 그곳을 꼭 방문해 보리라고 다짐하였었다. 그런데 그때는 미처 예상치 못했었지만, 그 후 실제로 미국에 이민을 오게 되었고 미국에 온 지 일주일 만에 산타모니카 해변에 나가게 되었다.
산타모니카 피어를 가보신 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파킹랏으로 들어가는 맞은편 쪽으로 보면 모래사장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다. 계단이 몇 개인지는 직접 세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곳에 오래된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작가가 그곳을 방문하고 느낀 감흥이 그대로 책에 녹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순수한 감정이 작가보다 못한 모양이다. 너무도 허름하고 작은 그 카페를 보고 나는 무척 실망했다. 한 마디로 책에 묘사된 내용과 내가 느끼는 감흥이 너무 달랐다. 물론 소설처럼 밤도 아니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옆에 없었기에 그런 것일까?
말미에 요새 뜬금없이 인터넷을 달구며 유행하는 인디언식 이름 짓기를 소개한다.
◇태어난 뒷자리 년도XXX0년생 : 시끄러운 또는 말많은
XXX1년생 : 푸른
XXX2년생 : 적색
XXX3년생 : 조용한
XXX4년생 : 웅크린
XXX5년생 : 백색
XXX6년생 : 지혜로운
XXX7년생 : 용감한
XXX8년생 : 날카로운
XXX9년생 : 욕심많은◇자신의 생월1월 - 늑대
2월 - 태양
3월 - 양
4월 - 매
5월 - 황소
6월 - 불꽃
7월 - 나무
8월 - 달빛
9월 - 말
10월 - 돼지
11월 - 하늘
12월 - 바람◇자신의 생일1일 - ~와(과) 함께춤을
2일 - ~의 기상
3일 - ~은(는) 그림자속에
4일 - (이날에 태어난 사람은 따로 붙는말이 없음.)
5일 - (이날에 태어난 사람은 따로 붙는말이 없음.)
6일 - (이날에 태어난 사람은 따로 붙는말이 없음.)
7일 - ~의 환생
8일 - ~의 죽음
9일 - ~아래에서
10일 - ~를(을) 보라
11일 - ~이(가) 노래하다.
12일 - 그림자
13일 - ~의 일격
14일 - ~에게 쫒기는 남자
15일 - ~의 행진
16일 - ~의 왕
17일 - ~의 유령
18일 - ~을 죽인자.
19일 - ~는(은) 맨날 잠잔다.
20일 - ~처럼..
21일 - ~의 고향
22일 - ~의 전사
23일 - 은(는) 나의친구
24일 - 의 노래
25일 - 의 정령
26일 - 의 파수꾼
27일 - 의 악마
28일 - ~와(과)같은 사나이
29일 - 를(을) 쓰러트린자
30일 - 의 혼
31일 - 은(는) 말이없다
이런 식으로 하자면 이승만 대통령은 '하얀 양의 파수꾼'이고 박정희 대통령은 '용감한 하늘에 쫒기는 남자'가 되며 전두환은 '푸른 늑대를 죽인 자'가 되고 노태우는 '붉은 바람'이 된다.
또한, 김영삼 대통령은 '용감한 바람처럼'이며 김대중 대통령은 '웅크린 늑대'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지혜로운 말과 함께 춤을'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푸른 바람은 맨날 잠잔다'란다. 어떻게 비슷하며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이 되시는지?
죽은 김정일은 '붉은 태양의 왕'이고 박근혜는 '붉은 태양의 기상'이며 안철수는 '붉은 태양의 파수꾼'이라니 우연하게도 모두 붉은 태양이 들어가 있다. 그들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붉은 불꽃의 왕'이 이 글을 썼다.
(음원제공 YouTube : indian reservation - rai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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