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모래시계 검사의 추락
2012. 10. 20. 14:00ㆍ♧- 사는 이야기 -♧/삶을 말하다
199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슬롯머신 사건' 비리를 파헤친 주역들.
홍준표(현 한나라당 최고위원) 주임검사와 은진수(현 감사원 감사위원) 검사였다. 당시 2년 차 새내기였던 은 검사는 홍 검사를 도와 자금흐름을 추적했고 슬롯머신 업계 대부인 정덕진의 동생에게서 "이건개 대검찰청 형사2부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결정적 진술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이 대건고검장을 비롯해 정ㆍ관계 유력인사 14명이 줄줄이 낙마한 것은 바로 은 검사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었다. 슬롯머신 사건 수사는 이후 TV 드라마 '모래시계' 내용의 모티브가 될 만큼 드라마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로부터 18년 후 모래시계 검사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은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한국의 대검 중수부는 은 위원이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감사 때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모래시계 검사’로 기대를 모았던 사람이 세월이 흘러 비리 사건의 주역으로 지목됐다. 감사원 역사상 현직 감사위원이 연루된 비리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
무엇이 그를 변화시켰을까.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병폐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문제일까.
정의감에 불타는 젊은이들이 시간이 흐르며 사회에서 부귀영화의 유혹을 오래 견디지 못하는 것은 단지 개인적인 소신의 변화와 인간의 질적 타락인가, 아니면 한국의 사회적인 구조가 위에서 부터 아래까지 뭔가 잘못된 탓일까. 올바르게 살아봐야 대가도 없고 호응도 없는 이런 현재의 사회가 점점 젊은 영혼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배트맨을 얼굴 없는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 ‘다크 나이트’는 “영웅인 채 젊어서 죽을 것인가, 늙어 악당이 될 때까지 살 것인가”라는 탄식으로 끝난다.
이런 의식은 비단 한국만의 일은 아닌 모양이다. 젊은 영혼을 정제할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어른들은 병들고, 목자들은 타락하며, 물질만을 추구하는 사회는 점점 선로를 이탈하고 있다. 과연 지금 시점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 사는 이야기 -♧ > 삶을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이 싫어하는 남자의 스킨십, 이럴 때 짜증 난다! (0) | 2012.10.20 |
---|---|
누가 황금 십자가를 공격하는가? (0) | 2012.10.20 |
신은 똑같은 인간을 창조하지 않는다. (0) | 2012.10.20 |
악마의 맷돌을 누가 돌리는가? (0) | 2012.10.20 |
하버드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부모의 참 교육법은 (0) | 2012.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