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10. 15. 22:30♧- 사는 이야기 -♧/영화와 사진

 

 

내 아내의 모든 것

 

 

 

유쾌하고 통통 튀는 코믹 로맨스 물인 '내 아내의 모든 것'은 한 마디로 임수정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듯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장화홍련전'을 비롯해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전우치' 등에서 사랑스럽고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임수정이 이번 영화에서는 과감한 노출과 비교적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첫 화면부터 완전히 노출된 임수정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 영화는 상대 배우인 이선균과의 진한 키스씬 등이 관객으로 하여금 시작부터 야릇한 긴장을 하게 만들고 영화 속으로 점차 몰입하게 하는 나름의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물론 영화의 스토리를 떠나 단순 눈요깃감으로 관객의 흥미를 끄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일단은 관객의 시선을 끌고 들어갔다는 점에서는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앳된 연기만을 펼쳐왔던 임수정이 어느덧 시간이 흘러 몸매를 드러낸 과감한 노출을 불사하고 부부관계의 적나라한 상황까지 연기하였다는 것이 비교적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동안 그녀가 지녀왔던 이미지가 확 깨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영화 속의 그녀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예쁜 매력을 잘 소화해 냈다. 점점 발전하는 그녀의 연기력이 활짝 꽃을 피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예쁜 외모를 자랑하며 요리 실력도 훌륭하고 섹시하기까지한, 모두 부러워하는 부인이지만 온종일 자신과 주변 사람에 대한 불평과 독설로 인해 남편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그의 결혼 생활은 고통과 괴로움으로 이어진다. 그는 매일 수백 번씩 이혼을 결심해 보지만 단지 생각으로만 그치고 아내가 무서워서 이혼이라는 소리는 감히 꺼내지도 못한다.

 

어느덧 그는 아내가 스스로 떠나기를 바라며 아내가 싫어하는 짓만 골라 하며 아내에게 반항도 해보지만, 아내는 여전히 강하고 무심하게도 그런 그에게 아내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전설의 카사노바를 만나서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하며 영화는 중반을 지나 점점 흥미진진해지며 어떤 결말을 이끌어 낼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해서 살다 보면 서로의 적나라한 치부도 보이고 때로는 감정도 상하여 충돌하게 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남녀가 온전하게 그 사랑을 무리 없이 이끌어 나간다는 것은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사랑으로 시작된 생활은 사랑의 환상이 깨어질 때에 신뢰와 정으로 이어갈 수밖에 없다.  

 

과연 영원하고 완벽한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세월이 흘러 때가 타고 각박하고 냉엄한 현실 앞에서 변화된 감정과 사랑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고 끊어진 감정의 골은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순수한 사랑의 기억을 되살리고 작은 행복에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내 아내가 싫어졌다고 결별을 꿈꾸며 남편이 다른 남자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 달라는 설정은 비현실적이며 비도덕적이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에 변화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질투를 느끼고 새삼스레 아내에 대한 사랑이 되살아나 다시 합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해피엔딩은 비극적 결말로 끝나는 많은 현실적 모습을 오버랩시키며 그나마 위안을 찾는다.

 

영화에서 그려진 부부의 모습을 보며 내 아내가 아니면 내 남편이 미워지고 싫어졌을 때 과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인지 한 번씩 그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음원제공 YouTube : Simon and Garfunkel - Bridge Over Troubled 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