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창작 -☆/詩에게 묻다(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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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목욕 - 길상호(1973~ ) 옷을 다 벗었는데 박박 문지르니 다시 먼지의 옷이 벗겨진다 살비듬 옷이 벗겨진다 주름투성이 구겨진 헐렁한 옷만 남는다 이 옷을 벗기는 데 또 얼마나 걸릴까 여기저기 상처로 덧대 살아온 바느질 자국 수련처럼 물을 맞대고 살면 스르르 풀릴 실밥인데 마무리해둔..
2012.10.18 -
갈까마귀
갈까마귀 춤추듯 너울거리던 노을 빛살이 힘겹게 산마루에 걸리면 떼 지어 날아가던 갈까마귀 울음소리 걸음을 어지럽히고 재넘이 어느새 휘돌아 쳐 이제 돌아갈 곳 없는데 무심코 돌아선 발길은 지나감이 아쉬워 들어선 샛길로 앞마당에 찢어진 바람개비 우두커니 돌고 있는 비켜선 외..
2012.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