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1. 16:36ㆍ♧- 사는 이야기 -♧/역사와 예술
축구는 산업혁명기의 절정기인 19세기 말 영국에서 탄생했다. 산업혁명(The Industrial Revolution)을 이끌었던 도시들은 초창기 축구팀의 연고지와 거의 일치한다. 뉴캐슬은 석탄 광산으로 유명하고, 리버풀은 철도 요충지이며, 석탄 산지와 가까운 맨체스터는 철도, 항만의 요충지이자 방직 산업의 전통적 중심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처럼 '유나이티드'가 붙은 축구팀은 대개 노동조합에서 유래했다.
맨체스터와 리버풀의 경기가 벌어지는 날에는 두 도시가 들썩인다. 이 라이벌전이 왜 그렇게 유명할까? 1814년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고안하고 나서 1830년에 영국에 최초로 철도망이 개통되었다. 이는 산업혁명의 상징이다. 철도망 개설을 통한 운송 혁신은 자본주의 발전을 촉진했는데 첫 철도망이 바로 맨체스터-리버풀 구간이다.
축구는 산업 도시뿐 아니라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다. 토튼햄(토트넘), 웨스트햄, 울버햄튼, 사우스햄튼처럼 햄(ham, 중세 영어로 마을을 뜻함)이나 햄튼이 붙은 축구팀은 마을 단위의 조기 축구회에서 유래했다.
정치 지배자는 축구에 대한 대중의 열광을 때로 권력 유지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아르헨티나의 프로리그(프리메라 디비시온, 1929년)가 출범한 것도 이탈리아 프로리그(세리아A, 1930년)가 출범한 것도 정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지배 계급의 목적 때문이었다.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대중 선동의 대가답게 프로축구 리그를 민중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로 잘 활용했다. 1938년 제2회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에게 무솔리니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하나다. "우승 못하면 처형이다."
이탈리아 대표선수들은 살아 돌아왔다. '아름다운 축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이기는 축구가 아름답다.'는 철학을 고수하는 이탈리아 축구 스타일은 어쩌면 파시스트 독재자가 불어넣은 서글픈 조작물이 아닐까?
스페인 프로리그(프리메라 리가, Primera Liga, 1923년)에서 최대 라이벌은 1899년 창단되어 시민구단으로 성장한 FC바르셀로나와 1902년 잉글랜드 유학생들이 창단하여 1960년대 이후 금융자본을 끌어들인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다. 레알(Real, Royal)은 왕실, 즉 국가에서 내리는 칭호로 독재자 프랑코는 레알 마드리드를 적극 지원했다.
프랑코 독재기간(1937~1975) 중에 카탈루냐어를 마음껏 쓸 수 있는 곳은 FC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 '캄프 누'뿐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자치 정부의 수도다. '엘 클라시코(El Clasico)'라고 불리는 이 라이벌 경기는 '노동자 대 자본가' '민족자치 대 국가통합'의 대리전 양상을 띤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서독 대표팀이 3년간 40연승을 달리던 헝가리를 결승에서 물리치고 우승을 이뤄내자 독일 국민은 열광했다. '베른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승리는 히틀러가 남긴 패전의 상처에 신음하던 독일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암담한 상황을 타개하고 국가를 재건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경비 일체를 선수들이 직접 부담했다. 2001년 말 아르헨티나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주장 바티스투타 선수는 조별 리그에서 탈락이 결정되자 그라운드에서 펑펑 울었다.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승리를 통해 용기를 주겠노라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미국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FIFA 랭킹 31위인 미국은 지난 29일 그동안 3무 4패의 열세를 보였던 이탈리아에 승리를 거두면서 그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현재 영국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고 있는 명문 구단이다. 1878년 창단해 1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맨유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어 특히 우리에게 그 이름이 친숙한 구단이기도 하다.
(음원제공 YouTube : Queen - We Are The Champ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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